Egloos | Log-in  


겨울에 대한 질문 / 이장욱

겨울에 대한 질문 / 이장욱

 

함부로
겨울이야 오겠어?
내가 당신을 함부로
겨울이라고 부를 수 없듯이
어느 날 당신이 눈으로 내리거나
얼음이 되거나
영영 소식이 끊긴다 해도

 

함부로 겨울이야 오겠어?
사육되는 개가 조금씩 주인을 길들이고
무수한 별들이 인간의 운명을 감상하고
가로등이 점점이 우리의 행로를 결정한다 해도

 

겨울에는 겨울만이 가득한가
밤에는 가득한 밤이?
우리는 영영 글자를 모르는 개가 되는 거야
다른 계절에 속한 별이 되는 거야
어느 새벽의 지하도에서는 소리를 지르다가

 

당신은 지금 어디서
혼자 겨울인가?
허공을 향해 함부로
무서운 질문을 던지고
어느덧 눈으로 내리다가 문득
소식이 끊기고


by 공자 | 2009/12/03 00:27 | 時와 | 트랙백 | 덧글(0)

문하성 군


아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y 공자 | 2009/11/27 13:22 | 취향 | 트랙백 | 덧글(0)

논술학원을 그만 두는 이유.


아이들이 닌텐도를 세 개씩 들고다닌다...

빈부격차 느껴서 서러워서 못있겠다고, 원주언니한테 문자하자마자
나라말아먹을 놈이라고 개탄해줬다.

그저께 원주언니 보람언니랑 버스타고 갈 때. 나만 본 게 아니었다. 원주언니도 눈여겨 봤었다. 역시.
우리 앞자리에 앉은 한 남자는 넷북이 두개였다.


언니 말마따나
우리 빼고 다 부자였어...

by 공자 | 2009/11/06 01:32 | 斷想 | 트랙백 | 덧글(0)

-


그릇이 다르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내 그릇이 아닌 것은 쉽게 놓는 편. 그건 굳이 내가 아니어도 괜찮아. 내가 담을 수 있는 걸로. 그런데 그러다 보니 나는 담을 수 있는게 아니라, 자꾸 담고 싶은 것만 담으려 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아무나 사랑하지 않는다. 기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두렵다고 어제도 누구에게 떠들었던 주제에. 정작, 나는 그 기분과 사정을 각자의 것으로 돌려버린다. 아는 게 없다. 말은 많은데, 아는 게 없다는 게 무서워서. 무엇부터 담아야 할지 어지럽다.



by 공자 | 2009/11/04 13:13 | 斷想 | 트랙백 | 덧글(0)

<부담>, 김승일

부담

- 김승일


 동생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도 양아치였으니까. 그렇지만 나는 깨달아버린 것이다. 학교에 가지 않는 양아치보다는 학교에 가는 양아치가 더 멋있다는 사실을,

 부모가 죽고 세 달이 흐르자, 숙제가 밀리면 그 숙제는 하지 않는다. 그것이 형의 방식. 형이라서 라면을 먹어, 역기도 들고, 찬송하고, 낮잠을 때리지. 형이라서, 형이라서 배탈이 났어요. 나는 학교에 늦게 간다. 하고 싶다면 너도 형을 해. 그러나 네가 형을 해도. 네가 죽으면 내 책임이지.

 학교에서, 나는 농구하는 애. 담배피는 애. 의자로 후배를 때린 선배. 아버지가 엄마보다 늦게 죽을 줄 알았어. 자주 앓는 사랑이 오래 사는 법이니까. 부모가 동시에 죽고, 이제 누가 화장실 청소를 하나? 형이라서 배탈이 났어요. 이십 분 간격으로 물똥을 눈다. 창피하게. 동생이 옆에서 샤워를 한다. 구석구석.
 
 친구들이 모두 집에 돌아간 뒤에도 나는 학교에 남아 침을 뱉는다. 구령대에서, 나는 침을 멀리 뱉는 애. 부모가 죽고 세 달이 흐르자. 부모가 죽고 네 달이 흐른다. 그리고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동생이 뛰어온다. 변기에서 쥐가 튀어나왔어. 괜찮아. 내일부터 학교에 오자. 똥은 학교에서 누면 되지. 그래 그러면 된다.

by 공자 | 2009/11/04 02:19 | 時와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