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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학원을 그만 두는 이유.


아이들이 닌텐도를 세 개씩 들고다닌다...

빈부격차 느껴서 서러워서 못있겠다고, 원주언니한테 문자하자마자
나라말아먹을 놈이라고 개탄해줬다.

그저께 원주언니 보람언니랑 버스타고 갈 때. 나만 본 게 아니었다. 원주언니도 눈여겨 봤었다. 역시.
우리 앞자리에 앉은 한 남자는 넷북이 두개였다.


언니 말마따나
우리 빼고 다 부자였어...

by 공자 | 2009/11/06 01:32 | 日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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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이 다르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내 그릇이 아닌 것은 쉽게 놓는 편. 그건 굳이 내가 아니어도 괜찮아. 내가 담을 수 있는 걸로. 그런데 그러다 보니 나는 담을 수 있는게 아니라, 자꾸 담고 싶은 것만 담으려 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아무나 사랑하지 않는다. 기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두렵다고 어제도 누구에게 떠들었던 주제에. 정작, 나는 그 기분과 사정을 각자의 것으로 돌려버린다. 아는 게 없다. 말은 많은데, 아는 게 없다는 게 무서워서. 무엇부터 담아야 할지 어지럽다.



by 공자 | 2009/11/04 13:13 | 日記 | 트랙백 | 덧글(0)

<부담>, 김승일

부담

- 김승일


 동생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도 양아치였으니까. 그렇지만 나는 깨달아버린 것이다. 학교에 가지 않는 양아치보다는 학교에 가는 양아치가 더 멋있다는 사실을,

 부모가 죽고 세 달이 흐르자, 숙제가 밀리면 그 숙제는 하지 않는다. 그것이 형의 방식. 형이라서 라면을 먹어, 역기도 들고, 찬송하고, 낮잠을 때리지. 형이라서, 형이라서 배탈이 났어요. 나는 학교에 늦게 간다. 하고 싶다면 너도 형을 해. 그러나 네가 형을 해도. 네가 죽으면 내 책임이지.

 학교에서, 나는 농구하는 애. 담배피는 애. 의자로 후배를 때린 선배. 아버지가 엄마보다 늦게 죽을 줄 알았어. 자주 앓는 사랑이 오래 사는 법이니까. 부모가 동시에 죽고, 이제 누가 화장실 청소를 하나? 형이라서 배탈이 났어요. 이십 분 간격으로 물똥을 눈다. 창피하게. 동생이 옆에서 샤워를 한다. 구석구석.
 
 친구들이 모두 집에 돌아간 뒤에도 나는 학교에 남아 침을 뱉는다. 구령대에서, 나는 침을 멀리 뱉는 애. 부모가 죽고 세 달이 흐르자. 부모가 죽고 네 달이 흐른다. 그리고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동생이 뛰어온다. 변기에서 쥐가 튀어나왔어. 괜찮아. 내일부터 학교에 오자. 똥은 학교에서 누면 되지. 그래 그러면 된다.

by 공자 | 2009/11/04 02:19 | 時와 | 트랙백 | 덧글(0)

<방관> , 김승일

방관

 

 

  부모가 죽고 세 달이 흐르자 형제는 화장실 청소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샤워를 할 때마다 바닥에 오줌을 누는 동생, 치약 거품을 천장에 뱉는 형, 바닥은 노란색 천장엔 파란 얼룩, 형제는 일주일 전부터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형은 매일 아침 운동화를 닦고 테니스를 치러 나가네. 아마 역기도 서른 번씩 드는 모양이야. 형이 끈을 다 묶고 현관을 나설 때까지 나는 일부러 코 고는 소리를 낸다. 형, 잘난 형, 형은 기도문도 여럿 암송할 줄 알지? 형의 중얼거림은 언제나 새하얀 한 켤레 신비.

 

  강해지고 싶어서, 나는 오늘도 학교에 가지 않았다. 성모상에 걸린 형의 묵주를 팔목에 치렁치렁 감고 방 안에 드러누우면. 어쩐지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아. 몸속 어딘가에서 힘이 솟는 것 같아. 커튼을 치고 현관문을 잠그며, 형이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하루 종일 결연하다.

 

  형은 동생을 때릴 때 찝찝하지 않아? 나 까짓 게 때리면 부끄럽지 않아? 싸울 때 부끄럽다니, 형제란 사내답지 않군. 나는 배시시 배시시, 입속에 고인 피를 세면대에 뱉는다.

 

  타일 사이사이로 누런 십자가, 형이 변기에 앉아 똥을 누면서 양치질을 할 때 새파랗게 질린 구름, 나는 샤워를 하면서 오줌을 눈다. 하필이면 화장실에서 형제는 왜 또 치고 박을까? 확실한 것은 그들이 수치를 나눠 갖기 위해 싸운다는 것. 이것이 그들의 종교. 주먹이 까졌다. 창피하게.





 

- 김승일

 

by 공자 | 2009/11/04 02:15 | 時와 | 트랙백 | 덧글(0)

경축


보람 언니가 왔다. 심지어 보기까지 해서 무지 기분이 업되어있다.


신촌에서 과외를 끝내고, 언니들을 기다렸다. 원주언니가 조금 늦을 것 같다고 전화가 왔다. 오 분 늦을 것 같다며......
나는 갑자기 언니가 너무나 멀어보였다. 어려워지기까지 했다. 그래서 슬프다고 말했더니, 언닌 역시. 라고 했다.

보람언니와 원주언니를 가지니 난 중대 선배를 다 가진 느낌이다.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하고 지나가는 선배도 있고, 인사를 받아준다고 말하는 선배도 있지만, 그건 나도 그랬으니까. 좀 둥글지 못했던 나를 반성하려고 했는데, 보람언니는 오히려 총체적파이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원주언니는 부대찌개 값을 스티커 팔아 번 돈이라며 계산했는데, 나는 진심으로 언니가 멋있었다. 그래서 솔직하게 언니 멋있었다고 말했는데 언니는 난색을 표했다. 무슨소리냐고. 우리가 판 건데... 너 설마 쪽팔려서 아닌 척하는 거냐고.



너무 좋다. 차창룡 시집을 끝내 읽지 못했던 이유를 말하는 보람언니가 신촌 스타벅스에 있어서. 혼잣말 하는, 그리고 (진짜 어울리지 않게) 플라타너스 이파리와 교감하려고 하는 원주언니가 함께 걷고 있어서.


by 공자 | 2009/11/03 22:32 | 日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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