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
부모가 죽고 세 달이 흐르자 형제는 화장실 청소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샤워를 할 때마다 바닥에 오줌을 누는 동생, 치약 거품을 천장에 뱉는 형, 바닥은 노란색 천장엔 파란 얼룩, 형제는 일주일 전부터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형은 매일 아침 운동화를 닦고 테니스를 치러 나가네. 아마 역기도 서른 번씩 드는 모양이야. 형이 끈을 다 묶고 현관을 나설 때까지 나는 일부러 코 고는 소리를 낸다. 형, 잘난 형, 형은 기도문도 여럿 암송할 줄 알지? 형의 중얼거림은 언제나 새하얀 한 켤레 신비.
강해지고 싶어서, 나는 오늘도 학교에 가지 않았다. 성모상에 걸린 형의 묵주를 팔목에 치렁치렁 감고 방 안에 드러누우면. 어쩐지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아. 몸속 어딘가에서 힘이 솟는 것 같아. 커튼을 치고 현관문을 잠그며, 형이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하루 종일 결연하다.
형은 동생을 때릴 때 찝찝하지 않아? 나 까짓 게 때리면 부끄럽지 않아? 싸울 때 부끄럽다니, 형제란 사내답지 않군. 나는 배시시 배시시, 입속에 고인 피를 세면대에 뱉는다.
타일 사이사이로 누런 십자가, 형이 변기에 앉아 똥을 누면서 양치질을 할 때 새파랗게 질린 구름, 나는 샤워를 하면서 오줌을 눈다. 하필이면 화장실에서 형제는 왜 또 치고 박을까? 확실한 것은 그들이 수치를 나눠 갖기 위해 싸운다는 것. 이것이 그들의 종교. 주먹이 까졌다. 창피하게.